부실 회계 따른 유동성 위기 우려로 여론 악화 29일 금호산업 주총서 박 회장 재선임 여부 결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 News1
박삼구 회장은 회계 꼼수로 수백억원의 부실을 숨기려다 조(兆) 단위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상황에 놓였다. 투자자들의 신뢰도 무너져 내렸다. 당장 주주총회에서 투자자가 이해할만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시장 불안은 더 커지고 비난은 거세질 전망이다.
◇ 금호산업·아시아나 29일 주총 ‘박 회장 재선임 결정’
광고 로드중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비용, 마일리지 처리 명세, 자회사 비용에 대한 재무제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아시아나항공과 모회사인 금호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그제야 미제출 서류를 넘겨 지난 26일 ‘적정’ 감사보고서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수정한 최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채(연결기준)는 수정 전보다 1400억원 정도 늘었고, 부채 비율은 625%에서 649%로 뛰었다. 추가 부실을 반영하다 보니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에 달했다. 앞서 반영하지 않았던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비용, 자회사 부채, 마일리지 부채를 반영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진다.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부실 회계 충격은 그룹 전체로 퍼져나갔다. 시장의 반응도 싸늘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전날 주식 거래를 재개했으나 각각 14.98%, 25.91% 급락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자료사진. © News1
광고 로드중
그룹 유동성 위기의 책임은 고스란히 최고 책임자인 박삼구 회장에게 향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중단 사태에 이어 이번 주식거래 정지 사태까지 위기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금호산업은 29일 주총에서 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놓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가량을 가진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다. 애초 박 회장의 재선임이 무난해 보였지만 회계 파문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22일 “박 회장이 개별회사 간 이해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적절하지 못한 의사결정을 할 위험이 있어 재선임 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과 같은 날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주총도 부실 회계, 유동성 위기의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성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를 보유한 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의 움직임도 변수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박삼구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을 일으킨 만큼 갈등의 골이 깊다.
광고 로드중
업계 관계자는 28일 “금호아시아나가 신용등급을 지키고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이번 주총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되살릴 자구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