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매출액-순이익 2년째 급감, 현금배당 높여 주주들에게 혜택 배당성향은 1년만에 15.5%P 증가… “폐광지역 투자 여력 감소” 비판
강원랜드가 카지노 매출 급감으로 이익이 줄었는데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가운데 현금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고배당을 챙겨줘 지역 사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20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지난해말 기준으로 주당 900원씩 총 1825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이사회가 결정한 강원랜드 주식 배당성향은 61.39%로 강원랜드 설립 이후 최고다. 그동안 배당성향은 40∼50%를 유지해 왔다.
이에 대해 정선 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는 “강원랜드의 매출액과 순이익이 최근 2년 동안 감소했는데도 오히려 주식 배당성향을 올리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태도를 드러냈다”며 “배당성향이 높아지면 그만큼 폐광지역에 대한 투자 여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강원랜드 최대 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의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 주식 배당성향 방어벽인 50%마저 무너뜨렸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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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총 주식의 36.27%인 7758만7786주를 갖고 있는 광해관리공단은 698억 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당기순이익이 3593억 원을 기록했던 2014년에 비해 더 많은 배당금 규모다. 광해관리공단은 강원랜드 주식배당금으로 2014년 659억 원, 2015년 760억 원,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768억 원 등 최근 5년 동안 평균 730억 원을 챙기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공동추진위원회는 “매년 7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이익금을 곶감 빼먹듯 가져가서 투자 손실과 적자를 보전하는 공단의 방만 경영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그 희생양은 바로 카지노 인근 지역의 주민”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추진위원회는 이 같은 고배당을 결정한 강원랜드 이사회에 대해서도 “대주주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난했다.
공동추진위원회는 “이번 결정은 지역을 대표하는 사외이사 6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원랜드 경영진과 광해관리공단 측 이사들의 찬성으로 7 대 6으로 가결됐다”며 “배당성향 50%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 갑자기 5년 평균 당기순이익 기준을 들고 나오는 꼼수까지 부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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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관리공단 관계자는 “배당수입은 공단이 마음껏 쓸 수 있는 돈이 아니고 정부의 승인 아래 폐광지역을 대상으로 한 광해방지비 등 정부 위탁사업 예산으로 지출되는 것”이라며 “배당금이 줄면 그만큼 사업 규모가 줄어들어 폐광지역에도 손해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