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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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임은수(16·신현고)가 불의의 부상을 딛고 쇼트프로그램에서 선전했다.
임은수는 20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9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0.43점과 예술점수(PCS) 32.48점을 더한 총점 72.91점을 받아 참가선수 40명 가운데 5위로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72.91점은 종전 69.78점을 뛰어넘은 개인 최고점이다.
임은수는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때 가장 마지막 그룹에서 연기를 펼친다. 처음 출전한 시니어 무대에서 ‘톱5’에 진입,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알리나 자기토바를 비롯해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이상 러시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 엘리자벳 투르신바에바(카자흐스탄) 등 강자들과 같은 그룹에 속한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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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충돌 장면을 지켜본 올댓스포츠 측은 “임은수가 다른 선수들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링크사이드에 최대한 붙어 이동 중이었고, 벨이 임은수의 뒤쪽에서 다가온 것을 고려하면 고의성이 다분한 가격”이라며 “임은수는 종아리에 통증을 느낀 뒤에도 누구의 행동이었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머라이어 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임은수와 벨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같은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해왔다. 올댓스포츠 관계자에 따르면, 벨은 최근 수개월 동안 임은수의 연습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세계선수권대회 출발 직전 마무리훈련 과정에서 폭언을 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벨이 임은수를 지속적으로 괴롭힌 전력으로 비춰봤을 때 고의로 충돌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고 직후에도 벨은 임은수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자신의 연습을 진행했다. 이번 사고가 공식 연습에서 나올 수 있는 경미한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해당 연맹측에 공식 항의할 것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임은수는 흔들리지 않았다. 존 베리의 ‘섬웨어 인 타임(Somewhere in time)’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고,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부터 마지막 회전 과제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까지 흔들림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 등의 점프 과제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도약 후 회전 속도는 물론 스핀 자세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클린 연기’였다. 현장 관객들도 임은수의 연기가 끝나자 큰 박수를 보냈다.
한편 셀린 디온의 ‘투 러브 유 올(To love you all)’에 맞춰 연기를 펼친 벨은 TES(39.11)와 PCS(32.15)를 더한 총점 71.26점을 받아 6위에 그쳤다. 연기 직후 만족한듯 주먹을 불끈 쥐었으나,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