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두다멜의 LA필 내한공연 말러 교향곡 1번 ‘타이탄’ 등 선봬… 최근 베네수엘라 사태에도 쓴소리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이름은 ‘사회적 음악 교육의 성공 사례’와 동일시되고 있다. 1월 22일 미국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리는 두다멜(왼쪽 사진)과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재직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필을 지휘하는 모습. 동아일보DB
오늘날 미국 사회에서 두다멜의 이름은 지휘자 한 사람의 위상을 거뜬히 넘어선다. ‘아마존 비디오’가 2014∼2018년 방영한 미드 ‘모차르트 인 더 정글’은 두다멜을 모델로 한 라틴계 ‘뽀글 머리 지휘자’ 로드리고를 등장시켜 인기를 끌었다. 유년기부터 친구였던 아내와 이혼하고 2년 만인 2017년 스페인 배우와 재혼하는 등 사생활도 대서특필됐다. 지난달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그가 지휘하는 LA필이 함께했다.
그러나 두다멜과 그가 이끄는 LA필이 ‘대중문화 감성에 얹혀가는 악단’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말러 교향곡 1, 5, 7, 9번을 비롯해 그가 LA필을 지휘해 도이체그라모폰(DG) 레이블로 내놓는 음반들은 ‘광대하고 여유 있는 연출, 잘 설계된 템포, 음량 배분, 리듬감’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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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다멜의 조국인 베네수엘라는 최근 고난에 처해 있다.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베네수엘라 출신 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는 2014년 두다멜을 향해 “독재정권에 영합한다”고 돌직구를 날린 바 있다. 2017년 17세 바이올리니스트가 시위 중 사망하자 두다멜은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스페인 국적을 취득한 뒤에는 한층 과감해졌다. 올해 1월 미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이 오르는 행사에서도 그는 “국민 다수의 소리가 존중받아야 한다. 그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는 두다멜이 지휘하는 LA필의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 콘서트도 열린다. 6만∼18만 원.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는 7만∼3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