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책 쓴 야마구치 슈 실전 철학 무장 MBA 없이도 컨설턴트로 우뚝 심각한 성-세대 갈등… 나만 옳다는 생각 버려야 좋아하는 철학자부터 찾아내는 게 철학의 첫발
대학에서 철학을,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한 야마구치 슈는 첫 직장인 광고회사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회 초년생이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다산북스 제공
“유교국가인 한국과 일본에서는 윗사람 의견에 반대하는 게 쉽지 않지요. 일본에서는 방약무인(傍若無人·제멋대로 날뛰다)한 어른들로 인한 불상사도 적지 않죠. 하지만 참는 건 자신의 성장이나 건강에 좋지 않아요. 저는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조직을 나온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경영적 혁신을 위해서는 과거와 이별해야 한다’고 했는데, 부연 설명한다면….
“일본항공은 파산했다가 재생 계획을 거쳐 부활했습니다. 계획의 핵심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었습니다. 파일럿의 월급을 삭감하고 점보제트기를 폐기하는 것들이었죠. 오랜 관습에서 벗어나려면 결단이 필요합니다.”
“물욕은 ‘진심으로 원하는’ 자연발생적 물욕과 ‘자랑하고 싶은’ 외부발생적 물욕으로 나뉩니다. 허세가 만연한 도시에서는 외부발생적 물욕이 강해지죠. 저는 도쿄에서 60km 떨어진 시골에 삽니다. 허세가 차단돼 필요한 것만 사고도 만족합니다.”
―그간 철학의 ‘쓸모’가 등한시된 이유는 뭘까요.
“연구자라면 누구나 교수가 되고 싶어 하죠. 하지만 철학의 쓸모는 평가 대상이 아닙니다. 자연히 쓸모의 관점에서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요.”
―당신을 뒤흔든 책과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성, 계급, 세대 간 갈등과 혐오가 심각합니다. 해결 방법은 뭘까요.
“나만 옳다는 생각을 멈춰야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의견과 생각이 같은 이들끼리 뭉치려는 경향이 강하죠. 이로 인해 다른 생각을 주고받는 행위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철학 공부에 대한 조언이 궁금합니다.
“우선 이해하기 쉬운 해설집을 읽으세요. 그리고 좋아하는 철학자를 찾아내세요. 저에게 그 대상은 스피노자, 니체, 해나 아렌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