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골목성명’ 없이 광주행…이순자 ‘신뢰관계인’ 자격 법정 동석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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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88)이 11일 재판 출석을 위해 광주로 향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2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와 승용차에 탑승해 부인 이순자 씨 및 경호요원들과 함께 광주로 떠났다. 이순자 씨는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 동석을 신청했다. 이 씨는 지난 1월 한 인터넷 보수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빚은 바 있다.
흑색 정장에 연한 노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자택 정문을 나온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바로 에쿠스 승용차에 탑승했다. 차량은 이순자 씨의 동생인 이창석 씨(69)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수괴 등 혐의로 구속되기 직전인 1995년 12월 2일 자택 앞 골목에서 검찰 소환 방침을 정면 반박하는 2쪽 분량의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른바 ‘골목 성명’ 없이 입을 굳게 다문 채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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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과 이 여사를 태운 차량이 가장 앞섰고 그 뒤로 경호차량과 서대문경찰서 형사차량이 뒤를 따랐다.
이날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은 아침 일찍부터 붐볐다. 취재진 100여 명이 현장에 몰렸고, 보수단체 모임인 구국동지회 회원 50여 명이 현장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광주재판 반대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6개 중대 400여 명을 투입해 집 주변을 둘러싸고 경비를 했다.
음.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1938~2016)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3일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에서 진행된 두 번의 공판에는 각각 알츠하이머와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오후 1시 30분께 광주지법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판은 이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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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