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떠난 김정은 열차]북-미 정상회담 D-2 준비 분주
김정은 도착 앞둔 동당역, 폭발물 탐지 작업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4일(현지 시간) 베트남 군인들이 중국과 열차로 이어지는 하노이 북부 동당역 철로 주변에서 지뢰탐지기를 들고 폭발물 탐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23일 오후 평양을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26일 오전 이곳에 도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당=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하노이에 등장한 트럼프 리무진 ‘비스트’
JW매리엇 호텔 앞에는 철제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고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도 차단했다. 호텔 정문 앞 주차장에는 노란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비스트’(Beast·야수)라는 별칭이 붙은 트럼프 대통령 전용 리무진 차량 두 대가 주차돼 있었다. 검은색 경호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호위하듯 비스트를 감쌌고 특수 통신장비가 달린 차량도 눈에 띄었다. 미국 측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차량이 맞다”며 호위용 경호 차량에서 의전용 베트남 국기를 꺼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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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미국 측 프레스센터가 차려질 예정이었던 이 호텔은 김 위원장의 숙소로 낙점된 뒤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호텔 로비 안내판에 ‘미 대사관 미국 프레스센터(US EMBASSY US PRESS CENTER) 7층’이라고 적혀 있던 문구가 이날 오후 갑자기 사라진 것. 김 위원장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현장 의전협상팀이 뒤늦게 숙소를 확정하면서 미국이 북측에 양보하는 방향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장은 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회담장으로는 멜리아 호텔에서 가까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이 유력하다. 김창선은 이날 오전에도 나와 닷새 연속 호텔을 점검했다. 호텔 측은 인부들을 대거 동원해 벽면과 쪽문을 중심으로 하얗게 페인트칠을 하고 실리콘 보수 작업을 하는 등 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와 오페라하우스도 회담장으로 거론된다. 현지 소식통은 “베트남 정부는 국립컨벤션센터(NCC)를 추천했으나 북한이 경호 문제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트남통신(VNA)은 하노이 경찰 당국이 22일(현지 시간) 시내 경비 태세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고 경찰 수천 명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7, 28일 정상회담 기간에는 약 1000명의 교통경찰을 배치하고 시내 교차로 300곳을 통제할 방침이다.
○ 나흘 연속, 총 18시간 반 열린 북-미 실무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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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소식통은 “만나는 시간이 잦고 긴 것을 보면 질적인 진전이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비건 대표는 23일 오전 협상을 마치고 호텔을 나서면서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노이=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