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단이 23일 오키나와 숙소(리조넥스 호텔)에서 이색 줄넘기 대결을 펼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추가 휴식일을 놓고 맞붙었다. 결과는 우여곡절 끝에 선수들의 승리. 한용덕 감독은 선수들에게 24일 하루 더 휴식일을 선물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당초 예정에 없던 휴식일을 하루 얻었다. 한용덕 감독의 배려와 센스가 돋보이는 결정 덕분이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출국해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훈련 중이다. 3월 9일 귀국할 때까지 ‘3일 훈련-1일 휴식’의 패턴이 반복된다. 이에 따르면 23일 6번째 휴식일을 보낸 선수단은 이튿날부터 다시 훈련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24일 오전 고친다 구장에는 김경태, 김재영, 이충호, 장민재 등 4명의 젊은 투수들만 출근해 한 감독과 송진우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짧게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다른 선수들은 캠프 시작 이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망중한을 즐겼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 감독은 22일 주장 이성열을 비롯해 김태균, 정근우 등 베테랑 선수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장종훈 수석코치를 포함한 일부 코치진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한 감독은 “모든 선수가 작년보다 더 착실히 준비해 캠프에 온 것 같다. 3주가 지나 피곤할 때도 됐는데, 큰 부상자 없이 훈련을 잘 따라주고 있다”고 칭찬과 격려의 말을 건넸다. 감독의 호출에 살짝 조마조마했던 선수들은 그제야 웃음을 되찾았고, 이성열은 주장 자격으로 한 감독에게 한 가지 깜짝 제안을 했다. ‘피로를 싹 털어낼 수 있도록 하루 더 쉬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한화 한용덕 감독(맨 앞)이 23일 오키나와 숙소(리조넥스 호텔)에서 펼쳐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줄넘기 대결에 직접 참가했다.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힘을 내고 있지만, 정근우에게 패했다.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24일 하루 더 휴식일을 선물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모두 풀이 죽었을 무렵,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자신과 정근우의 1대1 대결이었다. 기사회생(?)한 선수들을 대표한 정근우는 펄펄 날았다. 한 감독이 졌고, 선수들의 바람대로 24일 하루 더 휴식이 주어졌다. 모처럼의 휴식일에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한데 모여 유쾌한 시간을 보낸 데 대한 감사의 의미까지 담은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