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구범진 지음/403쪽·2만5000원·까치
저자는 당시 청군의 규모부터 기존 학설과는 다르다고 했다. 통설인 12만8000명은 조선 문헌 기록을 비판 없이 채택한 결과 생긴 오류라는 것. 청 측 기록을 바탕으로 보면 정규군 기준 약 3만4000명이라고 한다. 저자는 특히 만주어로 기록된 청나라 사료를 많이 활용했다. 청나라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조선에 적극 협상을 시도하고 서둘러 전쟁을 끝내려 한 건 천연두 탓이라고 봤다. 청군 진영에서도 천연두가 발병하자 청 태종이 이를 피해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천연두가 조선을 구한 셈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