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선별장에서 페트병과 다른 플라스틱 제품, 비닐 등을 분리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마대 속에서 꺼낸 페트 플레이크(페트병을 잘게 자른 재생원료) 사이사이로 색색 이물질들이 보였다. 각종 라벨과 금속스프링 등이었다.
13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재활용업체 새롬ENG 공장.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페트병들이 쉴 새 없이 레일 위로 떨어졌다. 유영기 새롬ENG 대표는 “제대로 분리만 하면 다 좋은 자원인데, 분리가 쉽지 않아 재활용에 한계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곳에선 매일 약 80t의 페트병이 재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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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만을 따로 모은다. 아직은 라벨과 뚜껑이 붙어 있고 이물질이 담겨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페트병이 재활용 공정을 거쳐 재생원료로 만들어지는 건 분리 배출된 전체 페트병의 약 45% 수준이다. 35%는 이물질이 많아서, 30%는 페트병이 유색이어서 저급 솜을 만드는 데 활용하거나 고체연료로 소각 처리된다.
라벨을 벗겨낸 페트병들을 색상별로 분리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페트병을 재생 원료로 만들려면 △라벨 제거 △색상 선별 △파쇄 △세척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라벨이 지나치게 크거나 물에 뜨지 않을 정도로 무거우면 분리에 어려움이 있다. 라벨 등 이물질은 물에 띄워 제거하기 때문이다. 결국 페트병의 재활용성을 높이려면 여러 차례 분리 과정을 거쳐 순수 플라스틱 페트병만을 남겨야 한다.
이물질을 걸러낸 페트병을 잘게 쪼갠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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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게 쪼갠 페트병으로 재생원료를 만든다. 이 원료로 각종 케이스나 기능성 섬유 등을 만든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최근 업계는 투명 페트병과 가벼운 라벨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광동제약과 롯데칠성음료 등 19개 업체는 올해 말을 목표로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색을 입힌 유색 페트병은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잘 뜯어지고 가벼운 라벨 생산에 들어간 업체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품의 품질 보존을 위해 페트병에 갈색을 입힐 수밖에 없는 맥주업계와 최근 페트병 생산을 중단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