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연구소 4000가구 조사
재테크 필수 항목일 법한 부동산은 투자 계획에 넣지 않았다. A 씨는 “요즘 부동산 시장이 썩 좋지 않아 갭 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거래)하기도 어렵다”며 “연금으로 노후를 차근차근 대비하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했다.
가구 합산 연소득 6700만∼1억2000만 원인 ‘상위 중산층(대중 부유층)’은 A 씨처럼 자산을 불릴 때 부동산보다는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경기 등락이 심해지며 30, 40대 상위 중산층을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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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투자 상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2.4%는 금융상품을 꼽았다.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24.9%로 금융상품 대비 절반이 채 안 됐다. 특히 ‘노후자금 준비를 위해 금융상품을 활용하겠다’는 답변은 응답자의 78.7%로 10명 중 8명이 선호했다.
반면 부동산을 노후 준비용으로 쓰겠다는 사람은 17.9%에 그쳤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의 현재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1.4%로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자산 포트폴리오가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조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장은 “상위 중산층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30, 40대 맞벌이 가구는 요즘 시황이 좋지 않은 부동산에 관심이 덜한 편”이라며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노후를 보내기 위해 연금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선 상위 중산층의 투자성향이 더 보수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46.9%는 자신을 ‘원금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저위험·초저위험 투자성향’이라고 판단했다. 또 “향후 자산 중 예·적금 비율을 늘리겠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현재 응답자들의 예·적금 보유 비율은 평균 48.2%이지만 앞으로 3년 내에 51.5%까지 늘리겠다고 답했다. 안정지향형 투자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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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