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부동산거래 급증 영향, 작년 역대 최대… 세수예측 빗나가 “정부재정 적극 활용할 기회 잃어”
지난해 정부가 원래 계획보다 더 많이 징수한 초과 세수(稅收)가 역대 최대인 25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나라 곳간에 들어올 세금 규모를 잘못 전망하는 바람에 작년 경기 하강 국면 때 재정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8일 내놓은 ‘2018년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 실적은 293조6000억 원이었다. 이는 정부의 당초 세수 전망보다 9.5%(25조4000억 원) 많은 것이다. 초과 세수는 2015년 2조2000억 원, 2016년 9조8000억 원, 2017년 14조3000억 원에 이어 지난해 25조 원대를 넘어서는 등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힌 것은 2017년부터 이어진 반도체 호황과 부동산 거래 급증을 정부가 예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등이 증가하며 법인세 수입이 7조9000억 원 초과했고 주택과 토지 거래가 늘면서 양도소득세를 포함한 소득세 수입이 11조6000억 원 초과했다. 이런 불가항력적인 요인 외에 2012년부터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생긴 뒤 정부가 세수 전망을 지나치게 낮게 잡은 것도 초과 세수의 원인이다.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세수를 추계하는지 공개하지 않으면서 주먹구구식 본예산 편성과 남는 돈을 추가경정예산으로 소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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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