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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용 “내 몸 지키려 유도 시작했는데…고1 코치 ‘따까리’ 때 성폭행 당해”

입력 | 2019-01-15 15:18:00

심석희에 이어 선수 시절 코치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미투’ 운동에 동참한 유도 대표상비군 출신 신유용 씨(오른쪽)와 오빠 재용 씨가 14일 서울 모처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고등학생 때부터 수년 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신유용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당시 해당 코치의 이른바 ‘따까리’(잔심부름하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 역할을 맡으면서부터 성폭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신 씨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다섯 살 때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 권유로 유도를 하기 시작했고, 중학교 2학년 때 A 코치를 처음 만났다”고 입을 열었다.

신 씨는 시작은 성폭행이 아니라 폭행이었다며 “중학교 2학년 때 제가 -52kg급의 경량급 선수였는데, 유독 저에게만 살을 못 뺀다며 너무 예민하게 반응을 하면서 체벌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보는 앞에서 엉덩이를 몽둥이로 때린다든지, 운동 시간에 유도 기술로 체벌하겠다는 명목 하에 목 조르기로 저를 기절시켰다가 풀어주고 이런 단계를 반복했다”며 “거품까지 물었던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신 씨는 “조금 예민하게 저를 관리했던 코치님일 뿐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한테 ‘네가 따까리를 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따까리’에 대해 “코치님의 빨래, 방 청소, 잔심부름 같은 것들을 모두 도맡아 하는 학생 정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속옷 빨래 같은 것도 손으로 하고 그랬다. 따까리는 코치님이 호출하면 가야 하고, 가서 하라는 것을 해야 했다. 종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신 씨는 “따까리의 일 중에 운동 시간 전 코치님을 깨우러 가는 일도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에 철원으로 전지훈련을 가게 됐는데, 당시 숙소가 많이 없어서 숙박업소를 숙소로 썼었다”며 “그때 코치를 깨우러 갔을 때 저에게 입맞춤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에 제가 침묵하고 있었는데 학교로 돌아온 어느 날 (코치가) ‘내 방 청소를 하러 와라’라고 해서 방 청소를 하러 간 시점에 성폭행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으로 갔을 때 방이 깨끗해서 치울 게 없다고 말을 하고 돌아가려고 하니 문을 다 잠그고, 불을 끄고 매트리스로 올라오라고 했다”며 “제가 여기서 나가버리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겠지. 뭔가 나가면 안 되겠지’라는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매트리스 위에 올라가자마자 힘으로 저를 제압하고 성관계를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신 씨는 “소리도 지르고 울기도 했는데, 소리가 새어나가면 안 되니까 (제) 입을 틀어막았다. 이후에 제가 우니까 ‘너 이거 누구한테 말할 거야? 말하게 되면 네 유도 인생 끝이다. 너만 끝인 줄 아냐? 나도 끝이다. 우리가 같이 끝이니까 이 나라를 떠야 한다’라는 식으로 협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말해 보려고 며칠 동안 수차례 고민을 했었는데, 사실 저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있던 선수였고 유도를 다섯 살 때부터 한 만큼 유도가 저에게 중요한 것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유도 인생이 끝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며 당시 사건에 대해 말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2015년 유도계를 떠난 신 씨는 “제 지인들과 가족은 모두 제가 부상 때문에 그만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이런 사실이 제일 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신 씨는 가해자로 지목한 A 코치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쪽에서 말도 안 되는 연인 관계였네 하면서 무고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대비를 위해 일단은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