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100% 지불”→“직접 돈 내는 건 아냐” 선회
미국 정치권에서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비용은 멕시코가 100% 낸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이 1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텍사스주 매캘런 지역으로 출발하기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멕시코가 국경장벽 비용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며 “분명히는 멕시코가 수표를 발행한다(write out a check)는 의미는 아니었다. 나는 그들이 돈을 낸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불리는 우리가 만든 엄청난 합의를 통해 돈을 낼 것”이라고 말한 뒤, 오히려 USMCA 비준을 하지 않고 있는 의회 때문에 돈을 받지 못한다며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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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국경장벽 건설에 드는 돈을 곧바로 지급받지 않는 대신 향후 USMCA를 통해 그 액수를 보전받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 장벽 비용을 돌려받는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해 온 발언들을 열거하며 그 모순을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6월 국경장벽 공약을 소개하며 “멕시코가 장벽 비용을 내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국경장벽 논란이 확산하자 그는 “정치인은 멕시코가 돈을 내게 할 수 없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우리는 장벽을 세울 것”이라며 “이것은 100% 멕시코가 돈을 낸다”고 언급했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