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대한항공에 주주권 행사’, 18일 열릴 기금운용위서 판가름 적용 결정땐 3월 주총서 실력행사… 조양호 회장 경영권 방어 힘들수도
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이달 18일 개최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반영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번 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해 3월 예정된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주총회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해 조 회장 일가(28.93%), PEF인 KCGI(10.71%)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결정하면 주총에서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반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자신들이 선정한 이사 후보들을 새롭게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일가의 한진그룹 경영권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에는 한진그룹 경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KCGI가 한진그룹의 물류 자회사 ㈜한진 지분 8.03%를 사들이며 조 회장 일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과 KCGI가 공동 전선을 펴게 되면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이 사실상 경영 참여인 만큼 기업들의 경영 자율성이 침해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국민연금을 통한 정권의 기업 길들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gun@donga.com·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