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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同而和” 시무식서 화합 주문한 金대법원장

입력 | 2019-01-03 03:00:00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불가피… 사법개혁 사명완수 흔들림 없어”




김명수 대법원장은 2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우리가 현재 겪는 어려움은 외부의 간섭 없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려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불가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저는 이를 위해 사법부의 민낯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의 탑은 사법부 스스로 다시 쌓아 올리는 것에서 시작하여야 한다”면서 “저는 우리 법원 가족들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하여 올해에도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의 완수를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발걸음이 더디더라도 절대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사법개혁의 방향을 놓고 법원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있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사자성어 ‘화이부동(和而不同·화합하면서도 같지 않을 수 있다)’에 빗대 사법부 내부 화합을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저는 부동이화(不同而和)를 부탁드리고 싶다. 서로 다르지만 그럼에도 화합을 추구하여야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이라도 경청하고 존중하는 관용의 미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의 손해배상소송 재상고심의 주심이었던 김용덕 전 대법관(62)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2013년 12월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했던 차한성 전 대법관(65)과 당시 외교부 1차관이었던 김규현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66)을 최근 추가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차 전 대법관과 김 전 수석 등을 상대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80·수감 중) 공관에서 열린 일제강점기 관련 소송 지연 회의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였다.
이호재 hoho@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