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책임제인 독일에서는 당 대표가 그 당의 총리 후보가 되는 것이 관례다. 크람프카렌바워가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가 2년 후 기민당 대표 선거에서 재선하고 이듬해 총선에서 이긴다면 메르켈의 후임이 될 것이 분명해서다. 사민당(SPD)에서도 내년 4월 전당대회에서 여성 정치인 안드레아 날레스가 당 대표 자리를 예약해놓은 상태다. 차기 총선에서 CDU가 이기든, SPD가 이기든 다시 여성 총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독일 정치의 특징은 정치인들이 청소년 시절부터 정당 조직에 몸담고 활동한다는 점이다. 크람프카렌바워는 1981년 고등학교 시절 CDU에 가입한 이래 퓌틀링겐 시당(市黨)과 자를란트 주당(州黨) 조직에서 착실히 정치적 이력을 쌓으며 성장했고 2011년 이래 자를란트주 총리로 선출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성이 주 총리가 된 것은 그가 세 번째다. 메르켈은 결혼을 2번 했지만 자녀는 없다. 크람프카렌바워는 세 자녀의 어머니다. 그를 두고 보수정당 내에서 가족과 커리어를 결합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