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관세장벽 등 해결 요구… 中, 주권침해 불평등 협상 반발 일각 “백악관 온건파 승리” 관측도
오성홍기 폴로 모자 선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왼쪽)이 2일(현지 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 관저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아르헨티나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 국기가 그려진 빨간색 폴로 모자를 선물하고 있다. 폴로 경기는 아르헨티나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뉴시스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달 12일경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협상팀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과 후속 무역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들은 미국 백악관과 달리 ‘협상 시한이 90일이고 그 안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이 다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이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핵심 이익을 결연히 수호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 과정에서 일방적인 양보는 없다고 천명한 것이어서 향후 무역 협상이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T도 미중 정상의 합의를 “깨지기 쉬운 관세 휴전”이라고 표현하면서 “후속 협상은 어려움투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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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중이 후속 협상의 영역으로 남겨둔 미국의 중국 경제 구조조정 요구가 시진핑 정권의 권력 유지 및 중국의 국가 주도 사회주의 시장경제 발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비관세 장벽 등의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2025년까지 최첨단 기술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중국 제조 2025’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이런 요구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불평등 협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휴전을 놓고 “백악관 내의 온건파가 득점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곁에서 강경 일변도의 무역정책을 주장하며 대중국 압박을 주도해 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의 영향력이 줄어든 반면에 타협을 주장해 온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입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G20에서 이뤄진 외교의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담판 결과는 백악관 내 초강경 보호무역주의자들에 대한 글로벌리스트(세계적 관여주의자)들의 승리라고 봐야 한다”고 평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