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5당 대표 ‘초월회’…예산-선거제 연계 놓고 신경전

이해찬 “이런 경우 처음…연계하면 선거제 논의 못해”
野 “선거제도 예산만큼 시급”…한국당은 “별도논의하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5당대표 오찬간담회인 초월회에서 대표들과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의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2018.12.3/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 5당 대표가 3일 정오 국회 사랑재에서 월례 모임인 ‘초월회’ 오찬회동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시작부터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선거제 개혁 문제의 연계 처리 문제를 놓고 여당과 야3당간 신경전이 벌어져 협의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문 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김병준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등 각 당 대표가 참석한 이날 회동에서, 이해찬 대표는 선거제-예산안 연계 방침을 맹비난한 반면 손학규, 정동영, 이정미 대표는 한 목소리로 조속한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며 모두발언에서부터 맞섰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2일이 법정시한인)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마무리 못하고 마주앉게 돼 유감”이라며 “제가 더 유감스러운 것은 내년도 예산안을 선거구제와 연계시켜 통과 못키겠다는 얘기를 듣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30년 정치를 했는데 선거제를 예산안과 연계시켜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처음 봤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말 내년 예산안을 선거제와 연계시킬지 분명히 답해 달라. 국민이 이것을 알면 얼마나 노하시겠나. 지금이라도 빨리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선거제를 논의해야지, 이렇게 연계시킬거면 선거제 논의할 필요도 없다”고 불쾌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반면 손 대표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12월3일까지 예산안이 통과 안된다고 큰 난리나지 않는다”며 “협치라는 것은 주고 받는 것이다. 야3당의 연동형 비례제 도입 주장에 거대 양당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했으니, 몇가지 주고 받을 문제만 남아있는데 이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하고 논의해서 국정을 함께 풀어나갈 생각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도 “한국당이 야3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주장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 그렇다면 이제 장벽이 없는 것”이라며 “결국 쟁점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 주권자로서 (행사한) 52%의 표가 (사표로)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불합리한 제도를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러다 연말이 다 지나고 연동형 비례제든 정치개혁이든 후미진 곳으로 묻히게 될까 걱정된다”며 “저도 국회의원의 한사람으로서 국민 예산을 다루는 문제가 너무 중요하고 긴급하고, 법정시한을 지켜야 한다는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있다. 선거제도 문제도 이만큼 긴급한 일이란 걸 왜 국회가 자각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예산안은 예산안이고, 선거구제는 선거구제”라면서 “선거구제는 아마 쉽게 논의가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예산안과 연계시키겠다는 것 같은데 국민 입장에선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선거구제에 대해선 (예산안 처리 후) 별도로 한 번 깊이 더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야3당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

회동에서 야4당 대표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불통’으로 규정하며 조속한 시일내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들의 회동 등 소통과 협치에 나갈 것을 일제히 요구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데는 찬성하지만 나는 5당 대표가 으뜸이라 생각한다. 5명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서 합의하면 대통령이 못한다고 하겠나. 난 개헌도 선거제도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국회가 국회를 업신여기면 대통령도 국회를 업신여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