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기준금리 1.5→1.75% 인상… 돈줄죄기 본격화 年이자 부담 2조5000억 늘어날듯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자가 올라 돈을 빌려 부동산과 주식을 사는 것이 어려워지고 변동금리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의 상환 부담도 커지게 됐다.
이번 금리 인상은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짐에 따라 투자금이 한국을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고육책이지만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국면에 돈줄을 죄는 ‘엇박자’ 통화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은은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올렸다. 지난해 11월 30일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1.25%에서 1.5%로 올리며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알린 지 1년 만이다.
기준금리에 이어 대출금리가 따라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조5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150만 명에 이르는 취약차주와 3000여 개의 한계기업은 빚을 제때 갚지 못해 부도 위험에 몰릴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되면 금융 불균형 확대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소비와 투자에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 경제가 소폭 인상은 감내할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