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아동 성착취 통로된 인터넷 선진국 정보기술 유입 따른 부작용… 인터폴 “1만4200명 이상 피해”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가 제3세계 미성년자의 인신매매와 성 착취 경로가 되고 있다. 미성년 소녀가 페이스북을 통해 신붓감으로 팔려 나가는가 하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동 포르노 유통에 활용되기도 한다. 인권 의식이 낮은 나라에 선진국의 신기술이 유입되자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3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아프리카 남수단의 한 소녀를 신붓감으로 내놓는 ‘경매 게시글’을 보름간 방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0월 25일 처음 올라온 경매 게시글은 페이스북이 이달 9일 삭제했는데 그 사이 소녀가 물건처럼 팔려 나갔다. 5명이 이 경매에 참가했는데 이 중에는 남수단 정부의 고위 관계자도 있었다. 이 소녀의 아버지는 딸의 몸값으로 소 500마리와 자동차 3대, 현금 1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럽 등의 성인들이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제3세계 아동의 성을 구매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지난달 영국 가디언은 미국, 캐나다, 유럽 국가의 소아성애자들이 필리핀, 케냐, 캄보디아 등의 아동 포르노를 소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개발도상국의 피해 아동들은 주로 중간에서 돈을 챙기는 가족, 친척, 이웃 등의 꼬임에 넘어가 포르노 영상을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은 적발이 쉽지 않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유통된다. 인터폴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만4200명 이상의 아이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는 필리핀이다. 필리핀에선 매달 3000건 이상의 유사 사건이 법무부에 보고되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