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시험대 오른 野3당 대표들
○ “金, 여의도식 정치 더 익혀야”
세 사람 중에서도 김 위원장의 겨울나기가 가장 힘들 듯하다. 그는 7월 취임 일성으로 “계파 논쟁과 잘못된 진영 논리 속에서 싸우다가 죽으면 영광”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로 규정하며 정책 논쟁에 불을 붙였고, 학자 출신의 유려한 화법으로 ‘막말 정치’에 지쳐 있던 보수층의 호응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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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가 이전 같지 않으면서 차기 당권주자들에게 무게중심도 옮겨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국정감사 후 첫 의원총회(지난달 30일)에서 공개 발언을 하던 중에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한참 동안 김 위원장의 발언이 파묻히는 장면도 있었다. 김 위원장이 발언하는 도중 김성태 원내대표가 곁에 있던 당직자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자 취재진이 일제히 김 원내대표를 찍으려고 셔터를 누른 것. 김 위원장에게 호의적인 한 당내 인사는 “상징적 의미에서라도 당협위원장 한두 자리는 취임 초반에 칼질을 했어야 한다”며 비대위가 인적 쇄신을 머뭇거린 것이 현 위기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은 여의도 정치 문법 ‘현장직무교육(OJT)’부터 받아야 했다”고 평가했다.
○ “孫, ‘촉’ 예전만 못해?”
손 대표도 이전만 못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경륜과 이름값으로 당을 꾸려가고는 있지만 정치적 감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표적인 장면이 손 대표가 음주운전 차량 사고 때문에 사망한 윤창호 씨의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실 나도 아주 젊었을 때는 음주운전을 좀 했었다”고 말한 점이다. 당 관계자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통과를 촉구하러 온 사람들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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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2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평화당 정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당 지지율은 여전히 2%대에 머물고 있고 ‘호남 정당’ 이미지도 벗지 못하고 있다. 정계 개편 가능성이 높아지며 소속 의원의 탈당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평화당의 한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을 정 대표가 전혀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진보인지, 보수인지 당의 노선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