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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불펜 핵으로 떠오른 ‘막내’ 박치국

입력 | 2018-11-07 16:20:00

두산 박치국. 스포츠동아DB


체력과 자신감 모두 최고치에 올라있다. 두산 베어스 박치국(20)은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돼 있다.

한국시리즈(KS) 첫 등판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배짱 있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SK와이번스와의 KS 1차전서는 김강민, 2차전서는 최정~제이미 로맥을 꼼짝없이 돌려세웠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실점 위기 때마다 박치국을 출격시키며 강한 믿음을 보낸다. 구원 투수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박치국이 두산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특히 우타자 몸쪽의 날카로운 제구가 일품이다. 박치국은 “워낙 긴장을 많이 안하는 성격이다. 사인대로 던지겠다는 생각으로 (양)의지 선배 글러브만 보고 던졌는데, 유독 컨트롤이 잘됐다. 시즌에도 못 던졌던 건데, 다 들어가더라”고 웃었다. 이어 “미야자키 캠프에서 커브를 준비했는데,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KS 1차전 하루 전에도 커브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혼자 하우스에 내려가서 공을 던지기도 했다. 확실히 슬라이더가 더 좋더라. 나를 믿고 자신 있는 구종을 던졌다. 그게 잘 먹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상대하기 까다로운 SK의 홈런타자들을 상대로 첫 단추를 잘 꿴 것이 자신감이 되어 돌아왔다. 박치국은 “KS에서 마주한 첫 타자가 김강민 선배였다. 워낙 잘 치는 분이다. 엄청 자신감이 붙었다”며 “최정 선배를 삼진으로 잡을 줄 몰랐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정우람(한화 이글스) 선배와 같은 방을 썼는데, 당시 조언을 구한 것이 딱 생각났다. 운도 많이 따라주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지난해 신인으로 KS 무대를 밟을 때와는 마음가짐이 확연히 달라졌다. 박치국은 “1년 전에는 자신감이 부족했다. 신인이라 마운드에 오르면 다리가 떨리기도 했다. 눈으로 KS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였다”면서도 “올해는 필승조의 한 축이 됐다. 책임감을 갖고 무조건 이기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도 잡아뒀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호투를 펼치는 일이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우타자 피안타율(0.289)보다 좌타자 피안타율(0.345)이 더 높았다. SK와의 KS 2경기서도 좌타자인 한동민을 피해 마운드에 올랐다. 박치국은 “KS 목표는 왼손 타자를 한 명 잡는 거다. 자체 청백전을 할 때도 좌타자 형들에게만 안타를 맞았다. 한동민 선배와도 상대하고 싶었다. 기회가 되면 꼭 잡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에 팀 전원이 웃을 수 있는 가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박치국은 두산이 그려낼 2018시즌의 마지막 장을 상상한다. “모두 끌어안고,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두산의 든든한 막내는 직접 그 꿈을 향해 제 걸음을 씩씩하게 옮겨내고 있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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