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PTPP 가입 적극 추진
○ 한국 수출의 23% 차지하는 세계 3위 경제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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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시장이 급격히 블록화하는 가운데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만으로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있다.
현재 CPTPP에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기업이 중간재를 수출해 조립한 뒤 다른 나라로 다시 수출하는 국가들이 다수 가입돼 있다. 예를 들어 일본 기업이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지금보다 크게 낮은 관세나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해져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인건비 상승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의 공장’ 중국의 강점이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 국가들과 생산망을 연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농수산물-섬유는 호재, 자동차에는 타격 우려
현재 CPTPP 가입국 중 한국과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뿐이다. 이 때문에 CPTPP 가입을 사실상의 한일 FTA 체결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2017년 대일 무역적자가 166억6000만 달러에 이르고, 매년 적자 규모도 커지는 상황에서 CPTPP 가입은 적자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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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CPTPP 토론회에 참여한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CPTPP 가입 시 농수산물과 섬유제품은 대일 수출이 증가하고 자동차, 기계 등 제조업 분야 일부 품목은 대일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자동차, 로봇, 첨단 소재 등에서 일본과의 경쟁이 격화돼 국내 산업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미국보다 CPTPP 먼저 가입해야 유리”
이런 우려에도 미국이 태도를 바꿔 CPTPP에 가입하기 전에 한국이 먼저 가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TPP 추진 당시 저작권 70년 보장, 바이오 의약품 데이터에 대한 보호 강화 등 한국이 받아들이기 까다로운 조항들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조항들은 CPTPP로 바뀌면서 상당수 보류됐다. 한국이 먼저 가입해야 추후 미국이 이 같은 요건을 되살릴 것을 요구할 때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태호 서울대 명예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는 “미국이 가입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규모가 축소된 CPTPP에는 한국처럼 국제 무역 규모가 큰 가입국이 추가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보다 먼저 가입해야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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