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 질환 치료 릴레이 기고]
우리나라처럼 의료 접근성이 높은 나라에서 왜 이처럼 진단이 지연될까. 접근성이란 표현엔 “올바른 환자가 올바른 정보를 갖고 올바른 담당의를 찾아간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을 것이다. 환자를 잘 아는 주치의가 있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되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류머티스관절염 분야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통증이 류머티스관절염 등의 염증성 관절염인지 혹은 퇴행성 관절염인지 스스로 구분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인근 전문의를 찾을 수 있다면 진단 기간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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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스관절염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진단 이후의 지속적인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열심히 치료하다가도 장기화되면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중단해 돌이킬 수 없는 장애나 합병증을 얻는 환자가 많다.
이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인 ‘류케어(rheucare)’가 있다. 기존 앱은 증상을 단순 기재하는 일지 형식이지만 류케어는 환자가 자신의 관절 상태 및 전반적인 건강 상태, 투약 상태 등을 스스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 진료를 받지 않은 2∼3개월간의 기록을 본인 동의 아래 담당의와 공유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의 치료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개별적인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의료에 ICT를 접목하는 길이 다방면으로 열렸다. 하지만 의사 한 명이 하루에 100명 가까운 환자를 봐야 하는 현재의 진료 환경에서는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환자와 상의하며 치료에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에서도 ICT 연계 시스템을 일부 도입했지만 개별 병원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좀 더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성윤경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