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에너지정책 대전환… 석탄사용 2030년까지 중단
핀란드 서부 해안에 있는 올킬루오토 원자력발전소 전경. 2023년이면 이곳에서 5km 떨어진 곳에 온칼로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리시설이 완공된다.
이 연구소 전체 건물을 짓는 데는 총 6000만 유로(약 780억 원)가 들었고, 핫셀 시설에만 2000만 유로(약 260억 원)가 투입됐다. 에리카 홀트 대외협력담당은 “연구소는 원전 벽에 비행기가 충돌했을 때 버티는지 검증하기 위해 미사일을 쏴 실험하는 시설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핀란드의 원전 관련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다.
핀란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하는 유럽에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원전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 원전 늘리는 에너지 전환 정책
핀란드는 현재 4기인 원전을 2030년경까지 6기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9월 5번째 원전인 올킬루오토 3호기를 정식으로 가동하고, 6번째 원전인 한히키비 1호기는 2020년 착공을 목표로 건설 허가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계획대로 원전이 건설되면 현재 전력 공급량의 25% 수준을 담당하는 원전의 비중은 2030년경 45% 이상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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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오모 후투넨 핀란드에너지협회 상임고문은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경제고용부 관계자는 “10년 전까지는 원전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환경운동 진영도 원전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헬싱키시 인근에 소규모 원전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 안전대책 정권 변동과 상관없이 추진
핀란드에서 원전에 대한 논란이 크지 않은 것은 원전 건설과 함께 각종 안전대책과 방사성폐기물 대책을 수립해 정책의 신뢰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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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킬루오토 원전 인근에 지어지는 이 시설은 원시림이 우거진 리클란카리 국립공원과 인접해 있다. 핀란드 정부는 1977년 첫 원전이 가동한 지 6년 만인 1983년 영구처리시설 건설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약 17년에 걸쳐 핀란드 전역을 대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 2000년 부지를 정하고 건설을 시작했다. 1983년 당시 완공 목표는 2020년, 현재는 2023년 완공 예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3년 늦어졌다.
핀란드 원자력방사능안전청(STUK)의 유시 헤이노넨 방사성폐기물관리국장은 “큰 차질 없이 완공하게 된 것은 핀란드 정부와 정치권이 이 문제를 미래 세대 안전에 관한 문제로 인식해 정권이 바뀌더라도 큰 정책 변화 없이 꾸준히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원전 기술 수출에 팔 걷어붙인 핀란드
원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핀란드는 원전 관련 기술 수출과 에너지 신산업 개발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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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핀란드 첫 원전인 로시바의 운영사이기도 한 핀란드 최대 에너지기업 포르툼은 2016년 전력망 설치 등 송배전 관련 사업부를 정리했다. 그 대신 전기자동차 충전소 보급, 스마트그리드 등 각종 신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헬싱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