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채널A 심의실장
▽박상봉(26·강원 정선·곤드레)=연간 순익이 6000만∼7000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많이 줄었어요. 곤드레는 5월 초에 서둘러 내놔야 하는데 봄 가뭄에 냉해까지 겹쳐 늦어졌죠.
▽정우진(27·경북 상주·곶감)=감은 날씨를 덜 타는 작물이에요. 올해는 폭염 때문에 크기가 조금 작습니다. 곶감은 90%가 설에 유통되는데 올 설에 완판을 해서 순익이 1000만 원 정도 늘었어요.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습니다.
▽박=최저시급에 맞춰 일당을 7만 원에서 8만 원으로 올렸어요. 그래도 농촌에선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요. 외국인을 쓰려고 해도 다들 식당일을 하려고 하지 힘든 농사일은 싫어해요.
▽정=최저임금 인상엔 찬성하지만 감 값이 오르진 않으니 힘드네요.
▽최=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인건비는 오르는데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예요. 셋 중 하나라도 내 편이 되면 좋겠어요.
―이상기후 현상은 계속되고, 농사는 더욱 힘들어지겠죠.
▽정=6년 차 농부인데 어렵지 않은 해가 없어요. 다행인 건 대처능력이 조금씩 나아진다는 거예요. 스트레스에도 무디어지고요. 버티는 거죠.
―쇼트트랙의 심석희 선수가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박=늘 불안해요. 올해 1억 원 벌었다고 내년에도 그 돈을 번다는 보장이 없죠. 그래도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올해는 땅 1000평 더 샀고, 저온 창고도 지었어요. 조금씩 늘려가는 재미로 농사짓습니다.
▽정=올해 초 청년농업인단체(4-H연합회)의 상주시연합회장을 맡았어요. 멋지게 꾸려나가며 청년 농부들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보려고 해요.
―요즘 젊은이들은 명절에 취업이나 결혼 계획을 묻는 어른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죠. 세 분은 직업도 여자친구도 있는데 그래도 추석이 부담되나요.
▽정=‘결혼 언제 할 거냐’는 말은 부담돼요. 하고 싶지만 자본금 없이 농사를 시작하다 보니 아직…. 그래도 제가 농사지은 감으로 차례상을 차린답니다.
이진영 채널A 심의실장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