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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일 못한 방남(訪南)…김정은 할 수 있을까

입력 | 2018-09-20 17:02:00

김정은 위원장, 연내 서울행 약속
실현되면 北최고지도자의 첫 방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나는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에’ 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북한 최도 지도자의 방남 가능성과 시기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우리 정부로부터 방문을 공식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1년 1월 12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당시 김일성 주석에게 ‘아무런 부담이나 조건 없이 서울을 방문하라’고 초청하고, 자신도 같은 조건으로 초청받으면 ‘언제라도 방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대화 제의를 일축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같은 해 6월 사설에서 “불순한 다른 목적을 노리고 있음이 분명하며 남한 현 정권을 대화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일성 주석은 6.25 전쟁 때 서울을 몇 차례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 공식 초청을 받아 남측 땅을 밟은 적은 없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 계획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6.15 남북 공동선언’에 포함됐다.

‘6.15 남북 공동선언’의 맨 마지막 문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로 돼 있다.

임동원 전 국정원장은 2008년 저서 ‘피스메이커’에서 김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방문’을 아예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제의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임 전 원장은 김 전 대통령이 당시 회담에서 “김 위원장께서 동방예의지국의 지도자답게 연장자를 굉장히 존중하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고…내가 김 위원장하고 다른 것이 있다면 나이를 좀더 먹은 건데…나이 많은 내가 먼저 평양에 왔는데 김 위원장께서 서울에 안 오면 되겠습니다까? 서울에 반드시 오셔야 합니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임 전 원장은 2004년 6월 한 포럼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봄에 서울을 답방하기로 하고 실제 추진까지 했으나 무산됐다”고 밝혔다.

임 전 원장은 2002년 4월 대통령 특사로 방북했을 이 같은 답변을 들었다고 전하며 “미국 대선으로 2001년 출범한 새 정부가 자신들을 죽이려고 하는 데 어떻게 서울에 갈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정일 전 위원장은 2000년에 이어 2007년 10월에도 남북정상회담을 열었지만 장소는 평양이었다.

지난 18일 채택된 ‘평양공동선언’ 6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행 약속은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세현 전 장관은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서울 내려가도 과거의 그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가 위험시했던 그런 상황이 안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내 진정성을 인정해서 앞으로 비핵화를 하려고 하고 거기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로써 종전선언을 하고 또 수교 협상도 시작할 텐데 내가 뭐 남쪽 못 갈 거 뭐 있느냐 하는 계산을 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