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재개에 의미 둔 정부, “대화 물꼬 트였다” 美중간선거·北김정은의 회담 제안 등 개최 고려 요소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평양선언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있던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개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만약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 논의가 급물살을 탄다면, 이르면 다음달 개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평양 방문에 앞서 북미 간 대화 중재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 성남공항 환담장에서 청와대 참모들에게 “이번 방문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북미대화 재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남북정상이 이른바 ‘평양선언’에 합의하면서 후속 비핵화 협상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에는 북한이 동창리 엔진 실험장과 발사대 해체 과정에서 유관국의 참관을 하겠다는 점이 포함됐다. 또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조치도 약속했다.
이같은 ‘평양선언’이 나오자마자 미국 측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종 협상에 따른 검증을 허용했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2021년 1월까지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해 미국은 즉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에서 나온 말을 종합했을 때 조속히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미 북미 협상은 과거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바텀업’ 형식이 아닌 ‘탑다운’형식을 통해 물꼬를 텄다.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점도 북미정상회담 개최 일자를 당길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계산에 의해 중간선거 전에 트럼프 진영에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 이날 DDP에서 개최된 전문가 토론회에서 “중국 문제 때문에라도 북미 대화가 필요하며 미국 국내 정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간선거를 4~5일 앞두고 한다면 긍정적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생각하면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무산된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혹은 미국이 언급한 오스트리아 빈 에서의 북미간 실무 비핵화 협상이 조속히 재개될 수도 있다.
다만 현 상황에서 북미 정상 간의 성과를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정엽 세종전략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과 성취를 이루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북미 가 어떤 카드를 내놓고 내실있는 교환이 이뤄질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