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만난 남북 정상]
길가엔 한반도기 펄럭 평양 시민들이 18일 길가에 늘어서서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오늘 도착해 보니)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다.”(문 대통령)
18일 오후 8시부터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만찬에서 남북 정상은 건배사를 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만난 남북 정상 내외는 이날 대부분의 일정을 같이했다. 두 정상 부부는 이날 오후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함께 보고 이어 만찬도 함께했다. 2000년과 2007년을 포함해 세 차례 열린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 내외가 공연과 만찬을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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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선 환영 꽃다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향하는 길가의 한 아파트에서 한복 차림의 여성들이 꽃을 흔들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만찬 테이블에는 백설기약밥, 칠면조말랭이찜, 해산물 물회,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등이 올랐다. 술은 홍성수삼인삼술, 평양소주, 와인 등이 다양하게 준비됐다. 건배사로 김정은은 “국민과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건배를 제안합니다”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내외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 8000만 겨레 모두의 하나됨을 위하여”라고 외쳤다. 우리 측 방북단 모두가 참석한 이날 만찬은 오후 10시 53분까지 이어졌다.
남북 정상 부부 함께 공연 관람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18일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공연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은 ‘남북은 하나’라는 메시지를 집중 부각했다. 북한 노래인 ‘반갑습니다’ 외에도 우리 대중가요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을 연주했고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때 남북 정상이 함께 찍은 사진도 배경 화면에 등장했다. 북측은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동시 입장 및 응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여자 농구 단일팀 등 남북이 함께한 동영상을 공연 중간 여러 차례 노출했다.
한편 이날 오후 남북 정상이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는 옥류아동병원과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를 방문했다.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인을 대동하지 않아 성사되지 않은 남북 ‘퍼스트레이디’ 동반 일정이 진행된 것이다. 4월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김 여사와 리설주는 나란히 앉아 합창단과 함께 ‘우리는 하나’를 부르고 귓속말을 나누는 등 일정 내내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평양=공동취재단 /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