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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 채워놓으면 대여소 금세 텅텅… 인기 실감”

입력 | 2018-09-19 03:00:00

서울시설공단 분배팀 동행해보니
태블릿PC로 대여현황 모니터링… 빈곳 생기면 트럭으로 실어 날라
운영인력만 최대 222명
“날씨 서늘해지자 이용 늘어… 동시 이용자 5000명 달해”




“이렇게 ‘백화(白化)현상’이 일어나면 마음이 급해지죠.”

13일 오전 7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 내 사무실.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 10대가 실려 있는 1t 트럭에 올라탄 서울시설공단 공공자전거운영처 분배팀 소속 정승만 반장(41)이 말했다. 정 반장은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대여소로 따릉이를 분배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정 반장이 들고 있던 태블릿PC를 가리켰다. 그가 맡은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종로3가, 시청 앞 등에 표시된 따릉이 대여소가 모두 하얀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얀색은 대여소에 따릉이가 한 대도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다. 정 반장은 곧장 일민미술관 앞으로 차를 몰았다. 대여소에 남은 자전거는 한 대뿐. 능숙하게 자전거 2대를 한꺼번에 내렸다. ‘리셋 키’를 이용해 따릉이를 대여소에 연결했다. 자명종이 ‘따릉 따릉’ 잘 울리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5대를 채워 넣는 데 걸린 시간은 약 4분. 두 시간 동안 보관소를 포함해 모두 7곳을 돌았다.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일민미술관 앞에서 서울시설공단 소속 정승만 반장이 따릉이를 내려 대여소에 채워 넣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정 반장을 비롯한 따릉이 분배팀은 우리 몸에 비교하면 ‘적혈구’ 같은 역할을 한다. 따릉이는 빌린 곳과 반납하는 곳이 다른 편도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반납보다 대여가 많은 곳은 대여소가 텅텅 비게 된다. 따릉이를 적시에 수거해 적소에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 강남과 강북 두 개 관리소에서 운영하는 분배팀 인력 140명이 이를 담당한다. 성수기에는 ‘야간 순찰’도 돈다. 이들을 포함한 운영 인력은 모두 222명이다.

오전 7시 50분경, 태블릿PC에서 모바일 메신저 알림음이 들렸다. ‘따릉이 미반납 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분배뿐 아니라 고장이 났거나 오류를 일으킬 경우 이를 점검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다. 다행히 이번 미반납 건은 단순 전산 오류였다. 그러나 가끔 황당한 미반납 사례가 나온다. 정 반장은 “대여소가 아니라 아무 주차장에나 세워놓고 가져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전체에서 하루에 한두 건은 이런 일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따릉이는 모두 2만여 대. 대여소는 8월 말을 기준으로 1290곳에 이른다. 운영 첫해인 2015년 3만4000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는 거의 3년 만에 약 95만 명으로 늘었다. 하루 평균 5만5000대(누적)의 따릉이가 거리를 달린다.

따릉이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분배팀의 손도 계속 바빠지고 있다. 정 반장은 “따릉이 동시 이용자가 초기에는 수백 명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많을 때는 50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9월 들어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이용자가 늘었다. 서울시는 전기 따릉이 1000대를 내년 시범 설치하는 등 ‘3만 대 시대’를 위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분배팀 등 운영 인력 충원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오전 8시 반경 탑골공원 인근 대여소. 정 반장이 따릉이 3대를 내려 거치하자마자 시민 1명이 기다렸다는 듯 자전거를 빌려 떠났다. 처음 들렀던 일민미술관 앞으로 돌아왔더니 새로 채워놓았던 5대를 포함한 6대가 모두 대여돼 사라졌다. 정 반장이 ‘껄껄’ 웃었다.

“채워 놓은 따릉이가 30분도 안 돼 없어진 걸 보면 인기가 실감 나요. 끝없이 채워 넣기만 하는 일에 가끔 지치지만 그래도 ‘시민의 발’이 될 수 있어 기분 좋습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