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협력사 자금 부담 덜어주려 삼성 현대차 LG 등 ‘상생 결제’
“한가위만 같아라” 붐비는 전통시장 추석이 일주일여 남은 가운데 16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이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전통시장에서 장을 볼 경우 올 추석 상차림(28개 품목 기준) 비용이 23만1355원 들 것으로 추산했다. 폭염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6.9% 상승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16일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10개 계열사가 1조 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예정일보다 1주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협력사 거래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협력사로부터 물건을 받으면 대금을 일주일 뒤에 지급하는 형태로 한 달에 4차례 대금을 주고 있다.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물품 대금 2주 치를 추석 전에 한꺼번에 받게 됐다. 중소 협력사들이 추석 때 급전을 쓰기 위해 고리의 은행 대출을 받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삼성의 기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물품 대금 지급 기한이 일주일로 매우 짧은 편이다. 2, 3주에 한 번 지급한다면 추석 자금 지원 규모는 2조 원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 협력사 2주치 대금 한번에 주고… 소상공인 돕기 장터도 열어 ▼
현대자동차그룹은 납품 대금 1조2350억 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25일 정도 앞당겨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주요 계열사 5곳에 부품 및 원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사 40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LG그룹, GS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도 대금 지급을 많게는 한 달가량 앞당겨 추석에 앞서 중소기업의 자금 부족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기업들은 또 1차 협력사가 2, 3차 협력사들에 자금을 원활하게 지원하도록 독려하고 나섰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6월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에 지급할 수 있도록 7000억 원 규모의 ‘물품대금지원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8월에는 이 같은 지원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자 7000억 원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펀드’를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LG그룹은 1차 협력사에 안내문 등을 보내 2, 3차 협력사에 줄 납품 대금이 추석 전에 지급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1차 협력사들이 대기업 수준의 낮은 금융비용으로 납품 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상생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해 2, 3차 협력사에 대한 지급 조건을 개선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협약을 맺고 중소 협력사의 원활한 신용대금 결제를 돕는 ‘상생결제 제도’를 전 계열사에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11일부터 이틀 동안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에서 삼성전자 자매마을, 농촌진흥청 협력마을, 강원도 정보화마을 농민들과 함께 추석맞이 자매마을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기흥, 화성, 평택사업장에서는 13∼20일 열릴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약 369억 원어치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추석 연휴 전 그룹사 임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또 900여 가지 상품을 살 수 있는 ‘우리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신무경 yes@donga.com·배석준·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