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공동전선’ 손잡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무역보호주의를 함께 저지하고 그를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4회째를 맞은 EEF에 시 주석이 참석한 건 처음이다.
○ 시진핑-푸틴, ‘반트럼프 공동전선’ 구축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중-러가 밀접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국제사회와 함께 분쟁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동하고 공정, 정의, 세계 평화와 안정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미국의) 일방주의와 무역보호주의를 반대하고 (미국과의) 신형 국제관계 건설과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결연히 (미국의) 일방주의를 저지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시 주석이 분쟁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거론한 것은 북핵 문제에서도 중-러가 공동 대응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도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양국 로드맵에 따라 한반도 상황의 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날 첫 일정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중국의 일대일로(기초 인프라 건설 등을 통한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에 대한 협력을 계속 추진하자”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정상의 정상회담은 올해만 세 번째다.
○ 중-러, 대규모 연합훈련으로 군사 신뢰 과시
공교롭게도 이날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 국경 지역에서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중-러 양국 모두 미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군사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전략적 밀월관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부터 시작된 ‘보스토크(동방)-2018’ 군사훈련을 사열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81년 ‘자파트(서방)-81’ 훈련 이후 37년 만에 최대 규모인 이 훈련이 주목받는 것은 중-러 국경 지역인 동시베리아 지역 자바이칼에서 중-러가 처음으로 연합훈련을 벌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관영 중국중앙(CC)TV는 ‘보스토크-2018’ 연합훈련 현장을 보도하면서 “대규모 실전 훈련은 양국군의 높은 협력 수준을 보여 준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러 양국의 군사 신뢰 증진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구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