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염에 ‘밥상물가 쇼크’ 배추-무 등 채소값 한달새 30%↑… 정부, 추석 성수품 안정책 조기 가동 누진제 개편, 전기료는 16.8%↓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 물가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올여름 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비닐하우스 재배 작물, 노지(露地) 작물을 가리지 않고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일부 품목은 한 달 새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올라 11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가격 정보 사이트인 ‘참가격’에 따르면 시금치 한 단은 1개월 전만 해도 평균 4998원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9228원에 달한다. 이 가격은 대형마트, 재래시장 등 모든 유통 채널에서 팔리는 시금치 가격을 종합해 평균한 것이다. 배추 한 포기도 7717원으로 한 달 전(4998원)보다 많이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폭염으로 농산물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추석 차례상 물가 걱정이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예년보다 일찍 내놨다. 대책반은 보통 추석 전 2주간 운영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운영 기간을 1주일 늘려 이달 2일부터 3주 동안 운영키로 했다. 추석 수요가 많은 배추, 무,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10대 성수품을 평상 시 출하량(5396t)보다 1.4배 많은 하루 7252t씩 풀기로 했다. 대책 기간 전체 공급 물량은 지난해(8만 t)보다 51% 늘어난 12만 t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이 계약 재배하고 있는 물량 등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8월 전기료는 7월에 비해 1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폭염에 냉방비 걱정이 컸지만 정부가 전기료 누진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면서 실제 소비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