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1493조… 1년새 105조 증가, 증가세 둔화됐지만 금리인상 변수 주택대출 규제로 신용대출 등 늘어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493조2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5조2000억 원(7.6%) 증가했다. 3월 말(1468조2000억 원)보다는 24조9000억 원(1.7%) 늘었다. 가계부채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4분기(10∼12월) 이후 줄곧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가계대출(1409조9000억 원)과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83조2000억 원)을 합한 것으로 가계가 실질적으로 지고 있는 빚을 나타낸다.
가계대출은 1409조9000억 원으로 3월 말보다 22조7000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의 몸통인 주택담보대출은 587조7000억 원으로 3월 말보다 5조2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9% 늘어난 것이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4∼6월)에 아파트 입주량이 늘어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대출 수요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타 대출로 옮아가는 ‘풍선효과’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 대출은 411조2000억 원으로 3월 말에 비해 10조1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9.6%나 증가했다. 향후 금리 인상이 가시화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빚 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어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