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학생들, 8·15기념 ‘우리 역사 찾아 만주로 연해주로’ 여름방학 맞아 민족 발자취 찾는 창의융합형 인문학기행
김좌진장군이 승리로 이끈 청산리전투를 기념하는 청산리항일대첩기념비에서 묵념을 올리고 있는 학생들. 충남도교육청체공.
지난 8월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충남고교 1학년생들이 주블라디보스톡대한민국총영사관의 이석배 총영사에게 던진 질문들이다. 대개 ‘외교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월급은 얼마나 받나’ 등의 일상적인 질문을 하리라 예상했던 이 총영사는 일순 당황해 했다. 전문가들도 쉽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이었지만, 학생들의 ‘성숙한’ 질문에 적잖은 감동을 받은 듯했다. 이 총영사는 바쁜 영사 일정속에서 예정 시간을 훨씬 초과하면서까지 질문에 답변했다.
헤이그 밀사로 활약한 이상설유허비(러시아 우수리스크) 앞에서 묵념을 올리고 있는 학생들. 이상설 선생은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가 가장 존경한 독립지사이기도 하다. 충남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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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기행 독립운동단은 대일항쟁기 연해주와 만주에서 벌어진 독립운동 유적지(봉오동, 청산리) 및 안중근 의사 행적(단지동맹비, 하얼빈역, 여순감옥)을 찾아 기행하는 동안 나라와 민족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독립운동 기행단 차민솔 학생은 “많은 독립 투사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과 폭력에 분노하기도 하고, 독립투사들의 굳은 결의에 감동하고, 그분들을 향한 존경심과 역사의식을 키우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민솔 학생은 또 “중국 현지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역사로 소개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 행태를 직접 목격한 후 친구들과 함께 분노하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들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구려의 유적인 장군분(중국 지안) 앞에서 기념 촬영한 충남고교 1학년생들. 충남도교육청 제공.
행사 실무을 맡은 충남교육청 임정규 장학사는 “이번 인문학 기행단은 중국 만주를 거쳐 육로로 러시아 연해주로 이어주는 코스로 짰는데, 독립운동을 한 선조들의 자취을 직접 밟아본 학생들이 한국, 중국, 러시아가 함께 하는 중국 동북부 지역이 먼 외국이 아닌, 하나의 문화권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8월말 성장캠프를 통해 인문학기행 동안의 탐구한 주제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학생들의 생각을 모아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김지철 교육감은 “평소 교과서에만 보았던 우리 조상과 민족의 역사를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기행을 통해 인문학적 감수성을 더욱 높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인재가 되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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