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이자이익 10조 넘어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은 올해 1분기(1∼3월) 1인당 평균 2675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지난해 1분기(2580만 원)에 비해 4%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9040만 원에서 올해 9400만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광고 로드중
올해 4대 은행의 실적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를 뛰어넘을 기세다. 이미 올 상반기(1∼6월) 4대 은행의 순이익은 일제히 1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동기 대비 12∼20%에 이르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은행 실적이 꺾일 만한 요인이 없다. 올해 성과급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은행장들도 거액의 연봉을 챙기고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신한카드 사장 시절 받은 14억4600만 원(장기성과급 포함)을 합쳐 총 21억2000만 원을 챙겼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KB국민은행장을 겸임하면서 지난해 총 17억200만 원을 받았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사퇴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도 지난해 10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은행권 연봉과 실적 호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기 침체 속에 은행들만 과도한 ‘이자 장사’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비판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전체 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80%를 넘는다.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총 10조75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급증하며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은행들이 위험 부담이 있는 기업대출보다 손쉬운 가계대출로 돈을 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은행권 가계대출은 연평균 6.2% 증가한 반면 기업대출은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들이 일자리 창출 등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19개 은행의 임직원 수는 2015년 3월 말 11만7342명에서 올 3월 말 10만9989명까지 줄었다. 신규 고용보다 매년 구조조정되는 인력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은행들이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또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배분될 수 있도록 자금 중개 기능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