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청와대, ‘깜짝’ 호프 미팅이라더니… 작년 빨래방서 만난 청년 ‘겹치기 출연’

입력 | 2018-07-28 03:00:00

한국당 “쇼통 언제까지” 비판
靑 “과거 인연 재회하는 콘셉트”




지난해 3월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노량진 고시촌 빨래방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배준 씨(위 사진).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당시 ‘취준생 이니(문 대통령)와 주니(배준 씨)의 만남 그 뒷얘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본도, 연출도 없었던 촬영”이라고 했다. 배 씨는 26일 문 대통령이 ‘깜짝 만남’으로 준비한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날 만남이 당초 설명과 달리 사전 조율됐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유튜브 캡처·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 호프집에서 가진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에 대선후보 시절 만났던 인물이 참석해 논란이 벌어졌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이 오는 줄 몰랐다는 청와대의 설명과는 달리 사전에 이미 조율된 것 아니냐는 것. 문 대통령도 이날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좀 놀라셨죠?”라고 했다. 논란이 된 참석자는 아르바이트생 대표로 나온 배준 씨(27)다. 배 씨는 지난해 3월 서울 노량진의 한 빨래방을 방문한 문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배 씨와 취업 준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인근 삼겹살집에서 소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매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 선물로 주기도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께서 언제까지 이런 ‘쇼통’으로 국민의 마음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선 문 대통령이 지난해 배 씨를 만난 사진이 전날 행사 사진과 함께 돌아다녔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과거 현장에서 만났던 국민들과 다시 만남을 이어가면서 달라진 사연을 청취하는 콘셉트였다. 앞으로도 이런 콘셉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배 씨는 어제 참석자 가운데 유일하게 문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을 알고 왔다”면서도 “브리핑 당시엔 배 씨가 오는 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연차휴가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통상 대통령이 어디로 휴가를 가고 어떤 책을 들고 가는지 등을 브리핑해 왔는데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야말로 순수한 휴가 그 자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생 경제 성과에 대한 우려 속에 개혁입법을 위해 내놓은 ‘협치내각’ 구상에 야당이 반발하면서 휴가지에서도 정국 구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24∼26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62%로 이 기관이 조사한 지지율로는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