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절벽서 사진찍다 추락… 3년간 45조원 ‘기업사냥꾼’ 유명
BBC 중문판, 홍콩 밍(明)보 등에 따르면 왕 회장은 4일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 관광지 보니외의 한 절벽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10여 m 아래로 추락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사라고 했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라고 있다.
톈진(天津) 출신인 왕 회장은 천펑(陳峰) 하이항그룹 의장에 이어 그룹 내 2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가 경영과 해외기업 사냥을 도맡았다.
하지만 900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채무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권력 유착 의혹 등이 엉키면서 기업 연 이윤이 대출상환 이자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 직면했다. 천 회장이 올해 초 “회사에 자금 유동성 어려움이 출현했다”고 인정하면서 하이항의 주가는 폭락했다. 블룸버그는 “세계를 우려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중국 기업”이라고 불렀다. 올 상반기 하이항그룹은 해외 곳곳의 재산을 헐값에 매각했고 중국 당국이 그룹의 자금 조성을 돕기로 하면서 숨통이 트일 기회를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왕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여러 말이 오가는 것이다.
미국에 머물면서 중국 당국의 적색 수배를 받고 있는 중국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당시 상무위원을 겨냥했다. 하이항그룹 지분 29%를 보유한 관쥔(貫君)이란 인물이 왕치산의 숨겨둔 아들이라는 주장이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