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우성/유엔난민기구
제주 예멘 난민과 관련해 수용을 반대하는 이들 중 일부는 젊은 예멘 남자들이 취업을 목적으로 난민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실제 올해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가운데 약 90%가 남성이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은 남성 난민 신청자가 많은 건 그들이 ‘징집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법무부 설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예멘 난민 신청 누적 총수는 430명. 그러나 올해(6월 29일 기준)는 벌써 552명의 예멘인이 난민 신청을 했다. 이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만 527명. 법무부는 “제주 지역의 예멘인 난민신청 급증은 2017년 12월 말레이시아와 제주를 오가는 직항편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제주 무사증제도를 통해 입국하여 난민 신청을 하는 예멘인이 급증한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사진=법무부
정우성은 브로커 개입 여부가 진짜·가짜 난민을 가리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우성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도 법률적 지식이 없으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 그런데 한 국가를 넘어서 그 국가에 난민 신청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법률 제도에 대한 시스템을 모르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연히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브로커라는 말이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비행기를 타고 건너지 않는 근접국으로 가는 데에도 브로커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예멘 난민 신청자 90%가 젊은 남자라는 얘기는 순수한 난민이 아니라 취업에 더 방점을 찍은 사람들만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지적엔 “먹고살려면 취업은 해야 한다. 그리고 또 우리 국가의 세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그들에게 지급하는 돈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그들에게 취업을 장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전에 휩싸이게 시작하면 남자는 징집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안에는 사실 젊은 남자뿐만 아니라 기자 출신도 있다. 제가 만난 사람은 2명이 기자 출신이었고, 1명은 프로그래머였고, 또 1명은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된 일이었고, 한 명은 또 셰프였다. 그런데 반군에 반하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고 생명에 위험을 받았던 기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예멘 난민 신청자 중에 테러리스트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엔 “난민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과장된 (편견)”이라면서 “사실은 굉장히 불행하게도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게 우리 사회의 문제다.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또 난민과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분리하시려고 하더라. 그러니까 그 부분은 굉장히 조금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