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재직때 ‘채무 제로’ 기념식수… 말라죽어 뿌리째 제거 작업 시민단체 “표지석도 철거해야”
27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던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가 굴착기로 뽑히고 있다. 이 나무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2016년 6월 “경남도의 채무를 다 갚았다”며 채무제로 선포식을 하면서 심은 것이다. 창원=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경남도는 이날 오후 3시 굴착기와 인부를 동원해 도청 정문 화단에 있던 40년생 주목(높이 3.5m)을 파내 폐기처분했다. 현장에는 시민단체 관계자와 경남도 공무원, 취재진 등 60여 명이 나와 제거 작업을 지켜봤다.
죽은 지 2개월 가까이 지난 주목은 나무와 뿌리가 심하게 마른 상태였다. 굴착기에 끈을 달아 잡아당기자 힘없이 뽑혔다. 인부들은 주목을 파낸 자리를 흙으로 메웠다. 나무 제거 작업은 10분 정도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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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 전 지사는 2016년 6월 ‘취임 3년 6개월 만에 1조3400억 원의 경남도 빚을 다 갚았다’며 채무제로 선포식을 열었다. 당시 야권과 시민단체가 “기금 통폐합과 무상급식 중단 등으로 만든 엉터리 업적”이라고 비판했지만 홍 전 지사는 기념식수로 사과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나무가 곧 죽었고 뒤이어 심은 주목도 고사했다. 이번에 파낸 주목은 홍 전 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직후인 지난해 4월 22일 심은 것이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