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미 더 스타크래프트/이성원 지음/372쪽·1만6000원·동아시아
책의 핵심은 따라서 두 번째 장인 군사 분야다. 저자는 해병대 중위로 전역해 군사안보 석사 학위를 받고 통일부에서 일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눈앞에 생생히 펼쳐질 전투 장면과 지략 대결을 예시하면서 삼국지, 손자병법 등에 등장하는 전략·전술을 설명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세 종족인 테란, 저그, 프로토스와 그 산하 수많은 유닛을 동원해 현실 이론을 적재적소에 풀어내는 저자의 비유와 글맛이 아찔하다. 고육지책을 언급하며 ‘다크템플러에 비해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맷집이 좋은 질럿들을 탱커로 활용해 의도적으로 회군하는 적군에게 던져주는 것이다’라고 하는 식이다.
사회과학의 이론과 현상을 스타크래프트와 비교하며 ‘맞지? 이거 봐, 스타랑 비슷하지?’ 하고 확인하는 듯한 글의 반복 역시 처음엔 흥미롭지만 때로 피로감을 준다. 유머가 곁들여진 명쾌하고 재치 넘치며 속도감 있는 문장도 가끔 달변과 궤변 사이를 위태롭게 오간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