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측근 ‘둘리’ 노트북, 파주 출판사에 있었지만 3월 수색때 확보못해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의 만남을 기록한 문건이 저장된 노트북이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일명 ‘산채’)에 있었지만 경찰은 3월 21일 이곳을 처음 압수수색할 때 확보하지 못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일지 형식으로 기록된 이 문건은 김 씨의 핵심 측근인 ‘둘리’ 우모 씨(32·구속 기소)의 개인 노트북에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김 씨가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첫 압수수색 후 댓글 여론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조사하기 위해 우 씨에게 킹크랩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추궁했다. 우 씨는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노트북을 갖다 주면 열어서 보고 알려 주겠다”고 했고, 경찰이 노트북을 가져왔지만 그 안에는 킹크랩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없었다. 경찰이 우 씨에게 갖다 준 노트북은 ‘산채’에서 댓글 작업을 할 때 썼던 노트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 씨가 나중에 기억을 다시 더듬어본 결과 킹크랩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자신의 개인 노트북에 있었다고 한다. 경공모 관계자는 “경찰이 우 씨에게 킹크랩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물어볼 당시 우 씨의 개인 노트북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후 느릅나무출판사와 ‘서유기’ 박모 씨(30·구속 기소) 자택 등을 몇 차례 추가 압수수색했지만 현재까지 우 씨가 쓰던 개인 노트북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킹크랩 운영에 관여한 경공모 회원은 이들을 포함해 총 50여 명에 이른다. 경찰이 2일 초뽀 김모 씨(35)의 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엔 킹크랩의 업무분장표가 ‘기존회원’과 ‘고정회원’ 각 8명, ‘신규회원’ 40여 명 등으로 저장돼 있었다. 현재 경찰은 기존회원과 고정회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정성택 neone@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