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전’에서의 김주혁. 사진제공|NEW
영화 ‘독전’서 교활한 조선족 마약상
마지막 작품서 가장 개성 강한 연기
더 이상 만날 수 없어서 더욱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 생전 미처 드러내지 못했던, 아직 감춘 것이 많아서 표현하지 못했던, 인생의 캐릭터는 많은 관객의 시선 속에 생생히 살아남아 배우로서 짧은 삶을 기억하게 할 듯하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제작 용필름)은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김성령, 박해준 등 쟁쟁한 연기자들의 이름이 오르는 엔딩 크레디트에 ‘그리고’라는 헌사로 김주혁을 담았다. ‘독전’은 이들 속에서 함께 빛나는 배우 김주혁의 전혀 새로운 면모를 드러낸, 그러나 마지막 무대가 됐다.
‘독전’의 제작사 용필름 임승용 대표는 “오래 전 김주혁과 영화를 함께한다면 악역을 맡을 것으로 약속했다”고 돌이켰다. 임 대표는 김주혁이 악역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려 1시간30분에 걸친 튼 살의 분장을 견뎌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에게 처음 시나리오를 건넸을 때 당황스러워했지만 훌륭한 연기로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냈다”면서 “관객도 그의 생전에 만나보지 못한 매우 강렬한 캐릭터로서 김주혁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김주혁은 이로써 올해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에 이어 ‘독전’을 유작으로 남기며 스크린에서 관객과 또 한 번 인사를 나누게 됐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