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70달러 돌파 파장
일반적으로 유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화 가치까지 오르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이 물가 상승과 자본 유출의 이중고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중동발 위기에 유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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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국제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군사적 보복에 나섰다. 이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대가로 맺은 이란 핵협정(JCPOA)에서 탈퇴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다시 시작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이와 관련된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동 문제와는 별개로 원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가격 상승세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동 위기로 원유에 대한 수급 불균형이 부각됐으며 수요 증가에 따른 유가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도 올해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배럴당 80달러 선을 목표로 삼고 있다.
○ 고물가에 자본유출 우려 커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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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 경제는 유가가 올라도 원화 강세 덕분에 수입물가가 하락하면서 충격을 상쇄해 왔다. 하지만 달러 강세가 본격화되면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 상승의 여파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상승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 이탈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