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관광후 평양 돌아가던 길… 함께 탔던 北주민 4명도 숨져 일행중 17명은 中여행사 시찰단 시진핑 “北과 협력해 사고수습” 지시
22일 밤 북한 황해북도에서 발생해 중국인 관광객과 여행사 직원, 북한 주민을 포함해 최소 36명의 사망자를 낸 교통사고 현장 모습. 사고 버스가 도로를 벗어나 완전히 뒤집힌 장면을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북-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북한행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시점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외교부와 주북 중국대사관에 “즉각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고 북한 관계 당국과 협력해 전력으로 사고를 잘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베이징(北京)대 인민병원 등 베이징 지역 4개 병원의 최고 전문가팀을 북한에 파견했다.
신화통신은 버스 1대에 탄 중국인 관광객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으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의 단체관광 관련 여행사 직원들이 시찰 왔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27명과 시찰단 17명이 각각 탄 버스 2대가 평양에서 60km가량 떨어진 곳을 지나다 사고가 나 시찰단 버스는 다리에서 떨어지고 관광객 버스는 전복된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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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는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심야 폭우 속에서 파란색 대형 버스가 뒤집힌 채 심하게 훼손돼 있는 사고 현장을 공개했다. 사고 현장은 도로 위가 아니라 비포장 지역이었다. 사고 당일 폭우와 강한 바람 속에서 보수 중이던 고속도로를 피해 비포장 도로 등 다리로 우회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이징 여행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아닌 산길로 무리하게 달리다 사고가 났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기차를 이용해 북-중 접경지역 단둥(丹東)에서 평양으로 가는 모든 단체관광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