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 넬과 애완견 하비. 사진=맨체스터이브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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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기르던 애완견에게 물린 상처로 인해 두 다리와 다섯 손가락을 잃은 한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1일(이하 현지시각) 더선, 메트로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에 살고 있는 치매 전문 정신과 의사 자코 넬(52)은 1년 6개월 전 코카스패니얼 종의 반려견 ‘하비’와 놀던 중 손을 살짝 물렸다. 당시 넬은 상처가 크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하지 않고 평소대로 생활했다.
그러나 2주 후부터 넬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넬은 하비에게 물린 2주 뒤 몸에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는 등 감기 증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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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넬의 집에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은 넬의 피부에서 패혈증 증상인 붉은 반점이 나타난 것을 보고 패혈증을 의심했다.
혼수상태로 병원에 도착한 넬은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혈액 검사 결과 패혈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넬은 생존율이 20%에 불과한 패혈성 쇼크 상태까지 이르렀다.
넬의 생명을 위협한 패혈증의 원인은 바로 그의 애완견 하비였다. 넬이 하비에게 물렸을 당시 하비의 타액에 있던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됐을 경우 나타나는 병으로 체온이 38도 이상 오르는 발열,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백혈구 수 증가 등 전신에 걸친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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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넬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신장 기능 저하와 함께 한 쪽 다리가 검게 변하기 시작했고, 이후 그의 양 다리와 오른쪽 손 모두 검게 변했다.
결국 병원에 실려온 지 4개월 뒤 넬은 무릎 아래로 자신의 양 다리를 절단했고, 오른 쪽 손의 다섯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넬은 11일 지역 매체 멘체스터이브닝뉴스와 인터뷰에서 “병원 침대에 누워서 검게 변한 두 다리와 손가락을 보면서 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리 절단 이후 의족을 착용 중인 넬은 “타인의 시선 때문에 외출을 꺼리게 됐다”며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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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패혈증의 원인이 자신의 애완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넬은 하비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한 존재임을 인정, 하비를 안락사 시키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넬은 “매우 슬펐지만, 하비가 또 다른 누군가를 감염시키게 될까봐 걱정됐다. 만약 하비가 아이를 물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라며 “이 일을 하비 탓으로 돌릴 때도 있었지만, 이것은 단지 불행한 사고였다”고 말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