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누구 작품일까요?”
붓 터치와 전체적으로 풍기는 느낌이 익숙했다. 청중 가운데 누군가 “램브란트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연자인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머금었다.
“램브란트의 그림 스타일을 입력받은 AI(인공지능)가 만들어낸 램프란트풍 그림입니다.” 청중 사이에서 낮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AI가 만든 운율 갖춘 시(詩)까지 소개하자 여기저기서 한숨이 쏟아졌다. 소설 ‘해리포터’나 TV드라마 ‘왕좌의 게임’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유사한 에피소드를 새로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R&CD혁신허브에서 열린 ‘제1회 AI 혁신포럼-아이포닷아티스트(AI-For.Artist)’에 온 청중은 강연 내내 즐거워하면서도 진지했다. 학생, 직장인부터 스타트업 종사자까지 성별과 연령층도 다양했다. 서울시는 150명 정도 참가신청을 받으려 했지만 이미 250명이 사전 신청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강연은 최신 AI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넓히고자 마련했다. 오전에는 KAIST 이수영 인공지능연구소장, 네이버 이활석 연구원, 코클리어닷AI 정일영 대표가 ‘데이터로부터의 학습이 창의적 생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기술적 관점에서 살펴본 AI다. 오후에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놓고 강연이 이어졌다.
제2회 AI 혁신포럼은 6월말 블록체인을 주제로 열린다. 송락경 양재R&CD혁신허브 센터장(KAIST 교수)는 “AI 기업들은 서로 정보를 공개하고 빠르게 습득해나가면서 커왔다”며 “강연과 정보교류를 통해 각자 영역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