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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맛있는 과일 채소…‘농부의 시장’서 사세요”

입력 | 2018-03-30 03:00:00

[도심이 키우는 ‘도시농부’]<5·끝> 소비자-농민 함께 웃는 ‘직거래장터’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어린이대공원, 덕수궁 돌담길 등에서 전국 각지 농수특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농부의 시장’을 연다. 사진은 지난해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던 농부의 시장 모습. 서울시 제공

전남 장성군 행복한반석교육농장은 지난해 4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농부의 시장’에 블루베리, 사과를 내놓았다. ‘농부의 시장’은 지방 농산물을 서울시민이 쉽게 먹고, 도농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서울시가 장소를 제공한 시장. 매주 수, 목요일 열리는 농부의 시장에 ‘못난이 사과’를 처음 선보였지만 잘 팔리지는 않았다. 사과 700개를 박스에 담아 컨테이너에 싣고 왔지만 고작 30만 원어치만 팔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먹어본 사람들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이들은 직접 농장에 전화를 걸어 못난이 사과를 주문했다. 택배 판매가 폭증했다.

김옥순 행복한반석교육농장 대표(49·여)는 “못난이 사과는 반점도 있고, 착색제를 쓰지 않아 빨갛지도 않다. 하지만 약을 적게 쓰기 때문에 건강에 좋고 맛도 좋다”며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아 큰 마트보다도 저렴하고 덤까지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광화문광장, 어린이대공원, 대학로, 잠실환승센터 등 11개 장소에서 농부의 시장을 모두 181회 열었다. 시가 야외나 실내 공간을 적극 내놓고 홍보까지 맡았다. 지난해 12개 시도, 82개 시군의 농가 156곳이 농부의 시장에 참여했다. 매출은 전남 강원 경기 충남 순으로 높았다.

올해 7년째를 맞는 농부의 시장은 생산자와 시민들에게 모두 호평받고 있다.

소비자는 싸고 생산이력도 확실한 물품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덕수궁 돌담길, 광화문광장, 만리동공원 등은 접근성이 훌륭하다. 다양한 교통편이 연결되고 유동인구도 많다.

소규모 농원들은 안정적인 판로가 열렸다며 흐뭇해하고 있다.

약도라지와 오미자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청강원 이영복 대표(58)는 지난해 덕수궁 돌담길과 어린이대공원 농부의 시장에서 작물을 판매했다. 15년 동안 약용상품을 재배한 이 대표는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농부의 시장에서 서울시민들과 만난다.

강원 원주시 문막읍에 있는 농원에서 약용상품 30박스를 싣고 오면 거의 다 팔고 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이 씨는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나이 지긋한 어머님들은 건조한 약도라지를 보고 반가워하고, 덕수궁돌담길을 찾은 젊은 여성분은 오미자청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소비자에게 맞게 공략해야 할 상품이 무엇인지 알게 된 셈이다.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농부의 시장은 7, 8월을 제외하고 정기적으로 열린다. 어린이대공원은 매주 수, 목요일, 덕수궁돌담길은 격주 일요일, 광화문광장은 매주 일요일, 만리동공원은 격주 토요일에 열린다.

농부의 시장이 열리는 곳의 자세한 약도와 참여 농가의 주력 상품은 홈페이지(seoulfarmersmarke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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