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간 나오토 지음/김영춘, 고종환 옮김/196쪽·1만3000원/에코리브르 ◇도쿄 최후의 날/히로세 다카시 지음/최용우 옮김/340쪽·1만6000원/글항아리 ◇소와 흙/신나미 교스케 지음/우상규 옮김/320쪽·1만5000원/글항아리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 사회의 지식인들이 쓴 원전 관련한 책들이 잇따라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정부의 급격한 탈(脫)원전 정책과 원전 밀집 지역인 경북 포항과 경주 지역의 지진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큰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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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총리는 책에서 일본 사회가 원전 사고를 대비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관련법인 ‘원자력재해대책특별조치법’은 정작 큰 재해가 발생했을 때의 상황을 전혀 담고 있지 않았고, 주무부처인 ‘원자력안전보안원’의 수장은 경제산업성의 소속기관이라는 이유로 낙하산 인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간 총리가 보안원장에게 “당신은 전문가인가”라고 묻자 “저는 도쿄대 경제학부 출신입니다”라는 말이 돌아왔다는 대목에선 묘한 씁쓸함을 전한다.
총책임자로서의 인간적인 고뇌 역시 묻어난다. 원자로 자체가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을 막기 위해 누군가는 후쿠시마 원전으로 가야 하는 상황. 간 총리는 “내각총리대신인 나는 최악의 경우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 ‘갔다 와’ 하고 명령해야 했다”고 고백한다.
간 총리는 “나 자신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으면서 인간이 핵반응을 이용하는 데는 근본적으로 무리가 있고, 핵에너지는 인간 존재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탈원전 운동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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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